🥗 폭군 보고 함박웃음 짓는 나, 정상인가요?

2025. 9. 11.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시리즈] 폭군의 셰프

크리에이터 장태유
출연 임윤아, 이채민, 강한나, 최귀화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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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말마다 저를 화면 앞에 꼭 붙잡아두는 드라마가 있는데요. 바로 조선으로 타임슬립 한 셰프가 절대 미각 왕의 입맛을 사로잡는 이야기, <폭군의 셰프>랍니다.

프랑스 최고의 요리 서바이벌 '라 포엘 도르'에서 뛰어난 실력과 임기응변으로 우승을 차지하고, 마침내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해피 큐어'의 헤드 셰프로 임명된 연지영. 아버지의 부탁으로 고서 '망운록'을 들고 귀국 비행기에 오른 지영은 비행기가 개기일식을 통과하는 찰나 조선으로 타임슬립 하게 돼요.

🔀 타임슬립부터 흑백요리사까지

낯선 곳에 불시착한 지영은 믿기 어렵지만 이곳이 조선이라는 사실을 점차 받아들이게 되죠. 숲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한 남자에게 요리를 해 준 지영은 그가 당시의 왕 연희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뛰어난 요리 솜씨로 그의 눈에 든 지영은 연희군이 사는 궁으로 동행하게 됩니다.

지영은 프랑스 최고 요리 대회 우승자다운 실력으로 궁 안의 사람들을 매번 놀라게 하고, 그 음식들을 화면 밖에서만 보는 우리들은 괴로울 뿐이죠. 조선의 궁궐에서 펼쳐지는 프랑스 요리의 향연은 아름답고 신선하답니다.

그렇다고 지영이 늘 서구의 음식만을 고집하는 건 아니에요. 고추장 버터 비빔밥, 재첩 시금치 된장국 등 한식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우리의 눈과 그들의 입을 즐겁게 하죠. 어찌 보면 뻔한 스토리의 타임슬립 드라마지만, <폭군의 셰프>는 1화 시청률 4.9%로 시작해 6화 시청률 12.7%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어요. OTT 전성시대에서는 유의미한 시청률 기록...! 이 드라마의 성공 요인에는 분명 이처럼 넘치는 볼거리가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 폭군인가 아닌가 그것이 이슈로다

이름에서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듯, 연희군의 대다수 설정은 연산군을 연상케 한답니다. 조선 최악의 폭군으로 알려진 연산군인데 <폭군의 셰프>에서 연희군은 어떻게 로맨스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을까요...?

연희군 또한 극 중에서 물불 가리지 않는 차가운 성정의 임금으로 묘사돼요. 그러나 묘하게 어머니가 떠오르게 하는 지영의 음식과 행동에 점차 폭군의 모습을 잃게(?) 되죠.

결국 임금에게도 따뜻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했던 걸까요🥹 여느 로맨스 남주처럼 사소한 일에 걱정하고 기대하고 설레는 '폭군'의 모습에 자꾸만 흐뭇하게 미소짓게 됩니다....

🍰 유치함의 끝, 오히려 좋을지도?

이 드라마, 너무나도 유치합니다. 조선 왕실에서 슈니첼과 마카롱이 웬 말입니까? 마카롱을 먹고 '뿅 가는' 인물들의 뒤로 펼쳐지는 과도한 화면 효과는 또 어떻고요. 게다가 사람들이 알아듣든 말든 '필링', '크림', '꼬끄' 등의 외래어를 남발하는 지영의 줏대는 말할 것도 없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점이 시청자들을 붙드는 힘이 된 게 아닌가 싶어요. 저 역시도 상상을 초월하는 설정에 헛웃음을 지으며 계속 보게 되더라니까요. 어차피 '타임슬립'이라는 비현실적 설정이 기반인 이상, 칼 같은 현실 고증이 꼭 우선시될 필요는 없겠죠.

만약 님의 감상도 저와 비슷하다면, '내가 만든 설정이 곧 현실'이라고 합의되도록 판을 깔고 스토리와 연출의 흡입력을 앞세운 전략이 잘 통한 게 아닐까요?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라는 말은 얼마나 상처예요. <폭군의 셰프>에는 일단 '재미'는 있으니, 절반은 성공입니다. (근데 나중에 감동도 있을 것 같음... 진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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