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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를 휩쓸었다. <재난, 그 이후>는 그 당시 뉴올리언스의 한 병원에서 일어났던 실화를 다룬다. 단 5일간의 사건이 드라마로 만들어진 이유는 분명하다. 안전한 줄 알았던 병원에서 사람들이 죽었고(반전이 숨어있다) 병원은 그로 인해 재판에 서게 되었으니,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비극 바깥의 구경꾼들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남았을 것이다. 다행히도 드라마는 이 실화를 정확히 그려내지만, 잔인한 재미를 구경꾼들에게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정말로 책임을 져야 했던 존재는 누구인가?’에 관한 의문을 남긴다.

당시 뉴올리언스는 봉쇄됐다. 정부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한다. 잠겨버린 도시, 통하지 않는 통신, 꺼져가는 생명 유지 장치. 그 어떤 구조 지시도 내려오지 않는 동안 사람들은 죽었다. 이것을 자연재해로 인한 재난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직원들의 선택이 옳았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제한된 인원으로 최대한 많은 이들을 살리고자 했던 병원 직원들만이 조사를 받고 재판에 섰다. 다시 말하지만 이 이야기는 2005년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