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본 적 있으신가요? 한때 유행해서 어린 시절의 에디터 네즈도 쭉 적어본 적이 있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이룬 건 거의 없더라고요.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저승사자 된 람우와 이제 살 날이 일주일 밖에 안 남은 희완이 함께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희완은 삶에 미련이 없으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 그냥 빨리 데려가라고 말하지만요. 일주일이라는 시간, 그리고 버킷리스트를 통해 점차 자신을 가뒀던 동굴 밖으로 나오게 되는 희완의 삶은 확실히 변하게 되죠.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10대 시절과 현재의 람우와 희완을 교차하여 보여줘요. 람우가 죽기 전의 시점과 죽은 후의 시점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이 이 드라마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어요. 시각적으로 크게 느낄 수 있는 건 색감의 변화(특히 희완의 옷차림)지만, 이 드라마는 대사와 장면의 흐름을 통해 물 흐르듯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어요. 예를 들면, 과거에서 희완과 희완의 친구 태경이 대화를 하고 있었다면 태경이 말을 할 차례에 현재의 람우가 그 말을 대신하는 듯한 느낌을 주며 과거에서 현재로 시점 이동을 한답니다. 또한, 대학교 축제에서 놀던 희완과 람우가 게임을 하는 장면이 자연스레 과거의 희완과 람우가 인생네컷을 찍는 모습으로 바뀌면서 마치 씬적으로는 축제에서 게임을 하다 그대로 인생네컷을 찍으러 간 두 사람으로 이어지는 듯하지만 시점은 변화한 연출을 보여주는데요.